2022.06.21 By 300g
드라마에서 일시적으로 미각을 잃은 대장금은 맛을 본 게 아니라 그렸다. 한 번 따라 해 보았다.
저녁에 누워있는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습도도 올라가고 조금은 불쾌한 갈증이 찾아왔다. 탄산음료나 물보다는 발란스가 바르게 잡혀있는 청량감이 넘치는 이미지를 마시고 싶었다. 갑자기 샹그리아가 떠올랐다. 냉장고에 남은 와인이 5병 있는데 버리기는 아깝고 요리를 할 때 사용하면 좋은데 언제 할지 모른다. 쿠팡에서 샹그리아 검색해 보니 샹그리아 제조 키트가 있었다. 가격은 KRW 10,000 이상이고 숙성하고 뭐하고 시간이 꽤 소요되는 키트였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제주 감귤차, 탄산수, 남은 와인이 있었다. 블렌딩 하면 샹그리아 비슷한 맛이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당장 실행에 옮겼다. 냉장고에서 자가 숙성된 와인은 이미 어느 정도 산미가 올라와 있는 상태였고 이를 제주 감귤차의 강렬한 단 맛으로 버무리니 뭔가 그럴듯한 향이 느껴진다. 마지막에 탄산수를 부었는데 붉은 빛깔이 점점 옅어지면서 맑은 루비색으로 변했다.
산미와 단 맛이 섞여서 그런지 싱그러운 맛이 시작되고 탄산이 들어오면서 갈증은 한 번에 해소되었다. 반드시 제주 감귤차가 아니어도 집에 남은 유자차와 와인이 있으면 한 번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맛은 섞는 비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순간 감정에 따라 섞으면 어떤 비율이어도 훌륭한 맛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단점이 있다면 빨리 마시게 되어서 짧은 시간에 취기가 올라 올 수 있다. 여름에 파스타와 같이 페어링해도 훌륭한 와인 음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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