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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아니지만

[샤또 장수] 대한민국의 전통 쌀와인 - 장수막걸리의 질감을 찾아서

2022.06.08 By 300g

한국의 막걸리는 와인으로 따지면 보졸레 누보 (Beaujolais Nouveau)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특히 생막걸리의 부드러운 질감과 목 넘김 그리고 적당한 탄산과 함께 올라오는 쌀의 풍미는 와인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청량감으로 따지면 생막걸리는 최고의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 살아있는 효모와 유산균은 덤이다. 아마도 생막걸리의 유통기한과 보관 환경을 더 쉽게 제어할 수 있으면 전 세계적인 상품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살균 막걸리로 이러한 제어가 가능 하지만 맛과 청량감에서 생막걸리를 이길 수 없다.

 

최근에 막걸리도 고급화 물결을 타고 다양한 프리미엄 막걸리를 선보이지만 개인적으로 막걸리는 막걸리다워야 가장 빛이 난다. 내가 생각하는 막걸리 이미지는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음식과 함께 지친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고 행복한 하루에 청량감을 더 해서 더욱더 근사한 하루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대중적인 술이 좋은 점은 정말로 많은 사람과 그 맛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유대감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프리미엄 막걸리는 아니더라도 장수 막걸리는 먹어 본 적은 있을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한류 열풍으로 많은 외국 사람들도 수주나 막걸리에 익숙해서 이러한 맛의 공유는 해외에 나가서도 좋은 소재거리가 된다. 예전 프랑스에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현지 교수님이 대한민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소수 아냐고 묻는 거 보면 말 다한 거 아닌가?

 

문득 집에 있다가 생막걸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살아있는 효모를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000 rpm 원심분리기로 1.5ml 장수 막걸리를 30초 정도만 돌리니 마이크로 튜브에 상층부와 하층부로 뚜렷하게 구분이 되고 엄청난 양의 팰릿을 얻을 수 있었다. 결과는 아래 이미지와 같고 살아서 움직이는 효모는 찾지 못했다. 장비의 한계일 수도 있고 효모의 움직임이 둔한 것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원래 잘 안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으리라! 

 

400배 (좌측) / 1600배 (우측) - 장수막걸리